하드웨어 스타트업을 다녀보면서 서비스 스타트업과 다르게 느껴졌던 부분을 적어봅니다.
스타트업의 합류 시점이 컨셉&기획이 끝난 시점이므로 본 글도 이후의 부분을 다룹니다.
제품은 주얼리와 IT가 접목되어 비주얼이 중요한 포인트이며 편하게 미밴드 정도를 생각하면 됩니다.

디자인부터 어렵다.

한국에서 IT가 접목된 주얼리를 디자인해본 디자이너는 아마 극소수일 것입니다.
기존에는 이쁘고, 손으로 만들기 어렵지 않은 디자인을 해야 한다면, 이번에는 이쁜 건 물론이고 부품이 들어갈 수 있게 공간도 확보해야 합니다.
곡선이 들어가면 이쁘지만, 곡선도 제한적이며 사이즈도 신경 써야 합니다.
만약 스피커처럼 부피가 큰 제품이었으면 이야기가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소재도 한정적입니다. 모든 면을 은 같은 금속으로 덮으면 전파가 통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 기존 디자인 방식과 많은 부분을 달리 해야 합니다.

하드웨어 개발도 어렵다.

서비스는 파이어베이스및 분석툴들이 다양해 기본 기능은 구현하지 않고 플랫폼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튜토리얼도 많아 처음 해보는 사람들도 시간만 있다면 어느 정도는 따라갈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는 이러한 부분이 부족합니다.
개발 킷으로 펌웨어 개발이나 기능 테스트는 쉽지만 양산용 칩셋으로 가면 간섭을 최소화하고 부품들의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아두이노로 개발할 때에는 추가 모듈만 연결하면 대부분 기능들을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회로로 다시 구성하려면 사용해야 할 부품을 선택해야 하고 회로 구성 등을 직접 해야 합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시점이기 때문에 실제 하드웨어 개발자에게는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MVP가 높다.

하드웨어 제품 특성상 양산을 하는 순간 하드웨어는 고정되어 버립니다.
따라서 하드웨어에 결함이 있으면 환불&교환이 필요한데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존폐를 가를정도의 문제입니다.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많은 테스트를 통해 하드웨어에 문제가 없고, 소프트웨어에도 문제가 없으면 좋지만, 문제가 있다면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이 가능해야 합니다.

시도비용이 비싸다.

서비스의 경우에는 수정, 개발 후에 다시 실행만 하면 된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경우에는 다시 제품을 뽑아내고 확인해야 합니다.
양산단계까지 가면 되돌리기란 불가능합니다.

제품이 끝이 아니다.

하드웨어는 본 품이 끝이 아닙니다.
포장을 위한 상자는 필수고, 충전기, 설명서, 그 외의 부속품이 더 있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간과하는 부분들이지만 생각보다 큰 비용을 차지하고 공간도 차지합니다.
이 부분에서도 퀄리티를 챙긴다면 많은 시간과 노동이 필요할 것입니다.

단가 맞추기가 생각보다 너무 어렵다.

2만원 대 치킨 중에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8천원 정도라 합니다. 하지만 임대료, 인건비 등을 포함하게 되면 1만원대 후반이 됩니다.
원가 개념을 생각할 때 재료의 값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임대료, 인건비, 양산비용 등 추가적인 비용들이 붙습니다.
사후 서비스에 대해 대비까지 해야 한다면 가격은 더 올라갈 것입니다.
또 부품은 대량 구매할 경우 저렴해지는데 무작정 많이 구매할 수 없습니다.
가격경쟁력을 위해 단가를 낮추면 제품의 퀄리티가 떨어집니다.
제품의 퀄리티를 챙기면 단가가 올라갑니다.
초기 제품 판매로 모든 자본금을 회수할 수 없겠지만, 다음 제품을 위한 개발비는 충당이 되어야 합니다. 구독 모델이 있다면 초기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보입니다.

판매, 판매 후에도 신경 쓸게 많다.

판매 채널을 확보하는 것부터 난관이 시작됩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시작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판매 채널이 필요합니다.
마케팅 능력이 엄청나다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서 판매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그러지 못할 것입니다.
텐바이텐과 같이 추가적인 채널이 필요합니다.
또 판매를 위해 재고 보관, 배송 서비스, 사후 서비스 등 실질적으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결론

하드웨어를 제조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운영을 한다면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될 여지가 많습니다.
계획되지 않은 지출이 발생하여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가 필요합니다.
개발과 지출에 대해서도 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